처음 우디쌤의 영화입시학원 유리문을 활짝 열었던 기억이 나요.
저는 1월부터 발품을 팔아서, 서울에 있는 여러 학원에서 상담을 받았어요.
하지만 제 이야기를 들은 타 학원들에선 하나같이 힘들 것 같다,
원래 다니던 대학에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렇게 저는 영화 입시를 시작하기도 전에 좌절이 왔고, 오기가 생겼었어요. 그런 상태로, 저는 우디쌤의 영화입시학원을 가장 마지막으로 방문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디쌤은 저에게 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이 와닿지 않아서, 제가 다시 한번 우디쌤께 물었던 기억이 나요.
"제가 정말 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우디쌤은 다시 한번 말씀해주셨어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저는 우디쌤의 영화 입시 학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는 2월부터 학원에 다녔는데요. 첫날 수업을 듣고, 제가 잘못 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아, 나는 영화과가 아니라 문예창작과를 가야 하는구나. 그 당시 저의 목적은, 제가 써 놓은 시나리오들을 영화화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평소에 글 쓰는 것만 좋아했지, 영화에 대해선 무지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였어요. 친구들이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가만히 넋놓고 바라보기만 했거든요. 하지만 이미 돈은 내버렸고, 한 달만 다녀보자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만약 우디쌤의 영화입시학원이 단순히 영화입시만 가르치는 학원이었다면,
아마 저는 한 달 후 다른 곳에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타 학원과는 다르게 우디쌤은요. “영화과 입시”는 가르쳤지만
“영화”에 대해선 가르치지 않아서, “합격”은 했지만 '내가 과연 영화과를 선택한 것이 잘 한 것일까?' 라며,
대학에 가서 방황하는 친구들을 안타까워하셨어요.
이러한 우디쌤의 철학 덕분에, 저는 영화 입시는 물론이고 “영화”라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어느새 제가 애지중지하던 시나리오들은 온데간데없이 뒷전이었어요.
영화를 보는 법을 알게 되고, 영화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열정이 붙기 시작했어요.
영화연구 수업 과제는 아예 이틀을 통으로 빼서 하루 종일 그것만 했을 정도였어요.
우디쌤의 수업은요, 항상 본질적인 것들을 생각해보는 수업이에요.
우리에게 예술이 왜 필요한지, 이미지 속에 담긴 연출 원리와, 영화 속에 담긴 가치 분석,
아이러니란 원동력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이러한 방식은 감독과 작가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접근법이거든요.
완성된 결과물을 보는데 익숙해져 있는 저희에게 처음에는 머리 아프고 어렵지만,
가장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이에요.
그래서 우디쌤의 수업을 듣고 나면요, 가슴 속에서 뜨겁게 올라오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어요. 그저 우디쌤이 수업을 잘해서 그런가 보다. 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수시 시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깨닫게 되었어요.
수시 시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저는 학교 6개가 연속해서 떨어졌어요.
국민대, 세종대, 숭실대, 동방예대, 서경대, 서울예대의 불합격 소식들을 차례로 받는데,
그 누구보다 입시를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좌절감과 상실감이 더욱 컸어요.
이쯤 되면 더 이상 자기 자신조차 믿지 못해요. 그런데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마음 하나가 있었어요.
“다 떨어져도 괜찮을 것 같아. 만약 다 떨어져도,
현장에 가서라도 난 무조건 영화 할 거야. 영화를 알게 된, 이번 일 년이 나에겐 후회없는 시간이었어.”
우디쌤의 수업을 듣는 동안, 어느새 제 마음속엔 영화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심겨져 있었어요.
그리고 그 마음이, 연이은 불합격 통보들보다 더욱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우디쌤이 항상 해주신 말씀이 있었어요.
“만약 네가 열심히만 했다면, 학교 하나는 꼭 붙을 거야.”
저는 이 말을 제 자신보다 더 믿었고, 계속해서 기다렸어요.
그리고 그 학교 하나가 중앙대가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수시의 가장 마지막 날, 시험이 끝나고
일제히 몰려나와 발 디딜 틈도 없이 붐비는 수많은 사람들의 틈에서,
멍~하게 서 있던 제가 뽑히게 될 줄을요.
그러니, 각자의 길을 꼭 완주하셨으면 좋겠어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요, 오랜 기다리고 기다림 끝에 얻은 합격의 기쁨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사실이에요.
아, 그리고 제가 입시를 준비하면서 뼈저리게 후회하는 점인데요.
저는 이상하게 사적인 자리에선 굉장히 외향적인데, 발표나 면접 같은 공적인 자리만 가면 내성적으로 변해요.
목소리는 기어들어 가고, 그런 딱딱하고 갑갑한 분위기를 너무나도 어려워해요.
그래서 학원에서 직전대비 할 때 모의면접을 몇 번 안 봤었어요,,,
오죽했으면 지은쌤께서 "너 왜 갈수록 금쪽이가 되어 가는 거야!!" 라고ㅋㅋㅋ
그런데 꼭! 여러 번 많이!! 보셔야 해요,,, 선생님들께서 피드백 정말 잘 해주시거든요.
내성적인 성격이더라도, 저와는 다르게 꼭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면접 때 제 이야기를 계속하려고 했어요. 물론 자신의 이야기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내가 좋아한다고 말한 영화를, 나 또한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을
교수님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은쌤은 작법 선생님이셨어요.
지은쌤은 어려운 글쓰기를 재미있게, 또 자신감 있게 쓸 수 있도록 항상 응원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분이세요.
제가 중앙대 시험장 가서 쓴 글을, 국민대 직전대비 할 때 비슷한 글을 썼던 적이 있는데요.
지은쌤께서 그때 해주셨던 피드백들이 시험장에서 생각나서 많은 도움이 됐었어요.
은쌤께는 영화이론과 영화사를 배웠어요.
저는 대학에 가서도 기초가 탄탄하게 잡혀 있게끔, 은쌤께 정말 잘 배운 것 같아요.
제가 과제를 해오면 은쌤께서는 문장 한 줄, 한 줄까지 정말 꼼꼼하게 피드백을 해주셨어요.
너무 감사해서 진짜 더 열심히 해야지 라고 다짐했던, 기억이 나요.
루리쌤께는 영화연구 수업을 배웠는데요.
전 세계를 돌며 감독 조사를 통해, 내 취향에 맞는 감독을 찾는 수업이에요.
제가 가장 열심히 했던 수업이고, 루리쌤은요,,, 그냥 멋있으세요.
첫 수업 듣는 순간 바로 아실 거예요. 저도 루리쌤처럼 정말 실력 있고 내공이 꽉 차 있는 영화인이 되고 싶습니다.
홍주쌤께는 직전대비 때 처음 뵀어요. 저는 학원에서 받은 피드백들 중 홍주쌤 피드백이 가장 좋았어요.
제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주셔서 제 상태가 어떠한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어요.
저도 홍주쌤처럼, 글을 정말 잘 쓰고 싶습니다.
현수쌤도 직전대비 때 처음 뵀어요. 숭실대하고 서경대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혼자 끙끙 앓고 있었는데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그 밖에도 예대 시험 때 이미지 분석 넘 잘 가르쳐 주신 나영쌤, 직전대비 때 항상 친절하게 안내해주신 다정쌤, 지방에서 올라와 고시원에서 함께 생활하며 꼭 성공하자고 다짐했던 진웅이, 준영이.
학원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다가 또 무인 카페로 넘어가 밤새 공부하면서 별의별 일이 다 있었던,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어요. 무엇보다 함께 입시를 준비했던 경환, 예원, 서준, 태완 주변 친구들이 모두 다 함께 잘 되어서 너무 기쁜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진심으로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